핵심 구절
“셈의 족보는 이러하니라… 아르박삿을 낳았고 아르박삿을 낳은 후에 오백 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창세기 11:10-11)

1. 묵상
무너진 탑 뒤에 흐르는 ‘침묵의 역사’
어제 본문에서 우리는 하늘에 닿으려 했던 인간들의 욕망, 거대하고 시끄러웠던 ‘바벨탑’이 무너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은 갑자기 분위기가 바뀝니다. 화려한 건축물도, 영웅들의 모험담도 사라지고 그저 누군가가 태어나고, 살고, 자녀를 낳고, 죽었다는 족보가 조용히 이어집니다.
언뜻 보면 지루해 보이는 이 명단이 왜 성경의 중요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을까요? 바로 하나님은 인간의 소란스러운 실패 뒤에서도, 당신의 구원 역사를 묵묵히 이어가고 계심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이름을 내는 삶’ vs ‘생명을 잇는 삶’
바벨탑을 쌓던 사람들의 구호는 “우리의 이름을 내자”였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힘으로 역사를 만들고 과시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들을 흩으셨습니다.
반면, 오늘 본문에 나오는 셈의 후손들은 세상에 이름을 떨치려 애쓰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그저 하나님이 허락하신 수명대로 ‘살며’, ‘자녀를 낳으며’, 생명을 이어갔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세상이 바벨탑처럼 무너져 내리는 혼란 속에서도 하나님은 이 조용한 족보를 통해 구원의 물줄기를 잇고 계셨다는 점입니다. 이 평범하고 반복적인 삶의 기록은 결국 믿음의 조상 ‘아브람(아브라함)’에게 닿고, 훗날 오실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연결됩니다.

당신의 평범한 하루가 ‘거룩한 징검다리’입니다
우리의 일상도 때로는 이 족보처럼 지루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고, 아이를 돌보고, 집안일을 하고, 또 하루를 마감하는 반복된 삶. 세상의 기준에서 보면 특별할 것 없는 ‘이름 없는 하루’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낙심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바벨탑을 쌓는 영웅들의 시끄러운 역사가 아니라, 묵묵히 생명을 잇고 믿음을 전수하는 당신의 평범한 하루를 통해 일하십니다. 당신이 오늘 성실하게 살아낸 그 시간들이, 오늘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 훗날 하나님의 거대한 구원 역사를 이루는 징검다리가 되고 있음을 기억하십시오.
하나님의 구원 역사는 소란스러운 과시 속에 있지 않고, 신실한 성도의 조용한 일상 속에 흐르고 있습니다.

2. 삶의 적용
1) 반복되는 일상의 가치 재발견하기
“오늘 내가 하는 설거지, 업무, 육아가 아무 의미 없이 느껴지나요?” 내 삶의 자리가 하나님이 생명을 이어가시는 거룩한 현장임을 고백합시다.

2) 신앙의 유산 점검하기
셈의 후손들이 자녀를 낳으며 생명을 이어갔듯, 나는 내 자녀나 영적 가족들에게 어떤 신앙의 모습을 물려주고 있는지 생각해 봅시다. 거창한 업적보다 중요한 것은 ‘믿음의 자리를 지키는 모습’입니다.

오늘의 기도
사랑의 하나님, 때로는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 같은 저의 평범한 일상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습니다. 남들처럼 높고 화려한 바벨탑을 쌓지 못해 조바심 내던 저의 마음을 회개하며 내려 놓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묵묵히 하루를 살아내는 성실한 삶을 통해 구원의 역사를 이뤄가심을 깨닫습니다. 오늘 저에게 주어진 가정과 일터라는 자리에서, 불평 대신 감사로 ‘생명을 낳고 기르는’ 사명을 감당하게 하옵소서.
나의 작고 평범한 하루가 하나님의 위대한 손에 붙들려 쓰임받고 있음을 믿으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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