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구절
“바로께서는 또 이같이 행하사 나라 안에 감독관들을 두어 그 일곱 해 풍년에 애굽 땅의 오분의 일을 거두되 그들로 장차 올 풍년의 모든 곡물을 거두고 그 곡물을 바로의 손에 돌려 양식을 위하여 각 성읍에 쌓아 두게 하소서 이와 같이 그 곡물을 이 땅에 저장하여 애굽 땅에 임할 일곱 해 흉년에 대비하시면 땅이 이 흉년으로 말미암아 망하지 아니하리이다” (창 41:34–36)

1. 묵상
“하나님은 흉년 전에 먼저 말씀하십니다”
바로는 불길한 꿈을 꾸었습니다. 살진 소 일곱 마리가 올라오고, 뒤이어 흉하고 마른 소 일곱 마리가 올라와 살진 소를 삼킵니다. 충실한 이삭 일곱이 나오고, 뒤이어 마른 이삭 일곱이 나와 충실한 이삭을 삼킵니다. 요셉은 그 꿈을 해석합니다. 애굽에 칠 년 큰 풍년이 오고, 그 뒤에 칠 년 흉년이 올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것입니다. 하나님은 흉년이 닥친 뒤에야 알려 주신 것이 아닙니다. 흉년이 오기 전에 먼저 알려 주셨습니다.
우리는 위기가 오면 이렇게 묻습니다. “하나님, 왜 이런 일이 생겼습니까?” 그러나 오늘 본문은 다른 질문을 하게 합니다. “하나님이 이미 내게 주신 풍년의 시간은 무엇이었습니까?” 건강할 때, 시간이 있을 때,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가족과 대화할 수 있을 때, 말씀을 들을 수 있을 때, 기도할 수 있을 때가 있습니다. 그 시간은 그냥 편하게 지나가라고 주신 시간이 아닐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때로 평안한 날을 통해 어려운 날을 준비하게 하십니다. 풍년은 단지 많이 거두는 시간이 아닙니다. 풍년은 다가올 날을 위해 믿음을 정돈하는 시간입니다.

“진짜 지혜는 잘될 때 드러납니다”
요셉은 바로에게 말합니다. “명철하고 지혜 있는 사람을 택하십시오.” 그리고 풍년의 때에 곡식의 오분의 일을 거두어 저장하라고 조언합니다. 이 장면이 의외입니다. 요셉은 흉년을 피하는 기적을 말하지 않습니다. 하늘에서 갑자기 양식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하지도 않습니다. 하나님이 하실 일이니 아무것도 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주 현실적인 준비를 말합니다. 사람을 세우고, 감독관을 두고, 곡식을 모으고, 성읍에 저장하라고 합니다.
믿음은 현실을 무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믿음은 하나님을 신뢰하기 때문에 현실을 더 성실하게 살아내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이런 지혜가 필요합니다. 영적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이 무너진 뒤에야 말씀을 찾는 것이 아니라, 평안할 때 말씀을 쌓아 두어야 합니다. 관계가 완전히 식은 뒤에야 대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아직 말할 수 있을 때 사랑을 표현해야 합니다. 자녀가 마음의 문을 닫은 뒤에야 신앙을 붙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웃고 이야기할 수 있을 때 복음을 삶으로 보여 주어야 합니다. 흉년이 사람을 무너뜨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람을 무너뜨리는 것은 흉년만이 아닙니다. 풍년의 때를 아무 준비 없이 흘려보낸 마음이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풍년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요셉이 제안한 저장은 단순히 왕궁을 위한 비축이 아니었습니다. 목적은 분명했습니다. “그 땅이 이 흉년으로 말미암아 망하지 아니하리이다.” 하나님이 바로에게 꿈을 주신 이유는 애굽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서였습니다. 더 나아가 그 흉년 속에서 야곱의 가족도 애굽으로 내려오게 됩니다. 하나님은 한 나라의 곡식 창고를 통해 언약의 가족을 보존하셨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풍년의 의미를 다시 배웁니다. 하나님이 내게 주신 시간, 물질, 재능, 건강, 관계, 경험은 나만 배부르라고 주신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의 흉년을 지나가게 하는 양식이 되라고 맡기신 것입니다. 내가 오늘 가진 작은 여유가 누군가에게는 큰 위로가 될 수 있습니다. 내가 쌓아 둔 말씀 한 구절이 누군가의 흔들리는 마음을 붙드는 양식이 될 수 있습니다. 내가 흘려보내지 않고 지켜 온 기도 하나가 가족의 흉년을 통과하게 하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의 평안에 취하지 마십시오. 오늘의 풍년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지금 내 삶에 있는 좋은 것들을 하나님의 창고에 들이십시오. 말씀을 마음에 쌓고, 사랑을 관계 안에 쌓고, 기도를 가정 안에 쌓고, 섬김을 공동체 안에 쌓으십시오. 언젠가 흉년의 날이 올 때, 하나님은 우리가 쌓아 둔 믿음의 곡식으로 누군가를 살리실 것입니다.

2. 삶의 적용
1) 오늘 나에게 주어진 “풍년의 시간”이 무엇인지 돌아보십시오.
지금 아직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까? 아직 말할 수 있는 관계, 아직 기도할 수 있는 사람, 아직 말씀을 들을 수 있는 마음, 아직 섬길 수 있는 힘이 있습니까?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하나님이 맡기신 준비의 시간으로 받아들이십시오.

2) 오늘 작은 “믿음의 비축”을 실천하십시오.
말씀 한 구절을 마음에 새기고, 가족 한 사람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고, 미뤄 둔 기도 제목 하나를 붙들어 보십시오. 풍년의 날에 쌓아 둔 작은 순종이 흉년의 날에 나와 누군가를 살리는 양식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기도
하나님 아버지, 오늘 말씀을 통해 풍년의 시간을 다시 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평안한 날을 그저 편하게 누리기만 했던 마음을 돌아봅니다. 시간이 있을 때 기도하지 못했고, 여유가 있을 때 사랑하지 못했고, 말씀을 들을 수 있을 때 마음에 깊이 쌓아 두지 못했습니다.
주님, 제게 주신 풍년을 낭비하지 않게 하옵소서. 지금 건강할 때, 아직 기회가 있을 때, 아직 마음을 열 수 있을 때, 믿음의 곡식을 쌓게 하옵소서. 말씀을 마음에 저장하게 하시고, 기도를 삶에 쌓게 하시고, 사랑을 관계 안에 남기게 하옵소서.
그리고 제가 가진 작은 풍요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살리는 양식이 되게 하옵소서. 오늘의 순종이 내일의 흉년을 견디게 하는 은혜의 창고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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