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구절

“이삭이 심히 크게 떨며 이르되 그러면 사냥한 고기를 내게 가져온 자가 누구냐 네가 오기 전에 내가 다 먹고 그를 위하여 축복하였은즉 그가 반드시 복을 받을 것이니라” (창세기 27:33)

1. 묵상

“그가 반드시 복을 받을 것이니라”

야곱이 나가자마자 에서가 돌아왔습니다. 속임수가 드러나는 순간, 이삭은 심히 크게 떨었습니다. 히브리어로 ‘하라다’, 단순한 당황이 아니라 거부할 수 없는 신적 위엄 앞에서 느끼는 원초적 전율입니다. 이삭은 직감했습니다. 자신이 하나님의 뜻을 거슬러 에서에게 복을 주려 했던 그 완악한 시도가, 하나님의 주권에 의해 완전히 차단되었음을 말입니다. 그래서 그는 고백합니다. “그가 반드시 복을 받을 것이니라.”

이것은 야곱이 예뻐서가 아니었습니다. 야곱의 방법은 비겁하고 부정했습니다. 이삭의 이 고백은 오직 이 모든 과정 배후에서 일하신 하나님의 뜻에 굴복한 선언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옷의 향기’로 아들을 받았습니다”

야곱은 스스로의 자격으로 아버지 앞에 선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맏아들 에서의 옷을 입고 서 있었고, 이삭은 그 옷의 향기에서 “여호와께서 복 주신 밭의 향취”를 맡았습니다. 야곱 자신의 어떠함이 아니라, 그가 입은 ‘옷’이 아버지의 복을 이끌어낸 것입니다.

우리는 이 장면에서 복음의 핵심을 발견합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선함이나 공로를 입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맏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의의 옷을 덧입고 나아갑니다. 하나님 아버지는 우리를 바라보실 때 우리의 부족함이 아니라, 우리가 입고 있는 ‘아들의 향취’, 곧 그리스도의 의를 보십니다.

“사람의 실패 위에서 일하시는 하나님”

이 가정의 이야기는 처절합니다. 이삭은 영적 분별력 대신 자신의 미각을 따랐고, 리브가는 하나님의 약속을 기다리지 못하고 속임수를 택했으며, 야곱은 비겁하게 형의 이름을 사칭했고, 에서는 분노 속에서 살의를 품었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이 엉망진창의 가정에서 당신의 언약을 이루어가셨습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는 위로입니다. 하나님의 구속 계획은 완벽한 사람들을 통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부서진 사람들의 오점 투성이 역사를 재료 삼아, 하나님은 완벽한 구원을 빚어가십니다. 당신의 실패가 하나님의 계획을 망가뜨릴 수 없습니다.

삶의 적용

1) 나는 무엇을 입고 하나님 앞에 서고 있습니까?

오늘 기도 자리에 나아갈 때, 혹시 ‘내가 이만큼 했으니’, ‘나는 이 정도 신앙인이니’라는 자기 의의 옷을 걸치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 옷을 벗으십시오. 우리가 담대히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단 하나의 근거는 그리스도의 의뿐입니다. 그 옷의 향기가 오늘 당신의 기도와 예배를 하나님 앞에서 향기롭게 할 것입니다.

2) 지금 깨어진 자리를 하나님께 내어드리십시오

돌이키기 어려운 실수, 회복되지 않은 관계, 부끄러운 과거가 있습니까? 그것이 하나님 계획의 끝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이삭의 엉망진창인 가정을 버리지 않으셨듯, 당신의 깨어진 자리에서도 여전히 일하고 계십니다. 오늘, 그 자리를 숨기지 말고 그대로 주님 앞에 내어놓으십시오.

오늘의 기도

하나님 아버지, 야곱이 맏아들의 옷을 입고서야 비로소 아버지의 복을 받았듯, 저도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의를 힘입어 주님 앞에 섭니다.

제 안에는 복을 받을 만한 것이 없습니다. 야곱처럼 비겁했던 날도, 에서처럼 분노했던 날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부서진 가정에서도 신실하게 일하셨던 주님이 저의 깨어진 자리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일하고 계심을 믿습니다.

오늘 하루, 제 공로나 경건함이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의 의를 입은 자로서 담대히 주님 앞에 나아가게 하소서. 우리의 맏형 되시고 영원한 의의 옷이 되어 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