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구절
“그러나 교회에서 내가 남을 가르치기 위하여 깨달은 마음으로 다섯 마디 말을 하는 것이 일만 마디 방언으로 말하는 것보다 나으니라” (고전 14:19)

1. 묵상
“더 돋보이는 은사를 향한 마음”

고린도 교회는 은사가 넘치는 교회였고, 그 가운데는 자랑과 비교의 마음도 있었습니다. 바울은 그들에게 가장 먼저 이렇게 말합니다. “사랑을 추구하며 신령한 것들을 사모하되 특별히 예언을 하려고 하라”(1절). 모든 은사 위에 두어야 할 것은 사랑이며, 그 사랑은 남을 세우는 자리에서 드러납니다. 그래서 바울은 은사를 이렇게 견줍니다. “방언을 말하는 자는 자기의 덕을 세우고 예언하는 자는 교회의 덕을 세우나니”(4절). 은사의 가치는 그것이 얼마나 남다른가가 아니라, 그것이 누구를 세우는가에 있습니다. 바울이 13장에서 사랑을 길게 노래한 뒤 곧바로 은사를 말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어떤 은사든, 사랑 안에서 쓰일 때 비로소 제 몫을 합니다.

“말씀으로 공동체를 세우는 예언 사역”
그렇다면 바울이 사모하라고 한 예언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흔히 예언을 “앞일을 미리 아는 신비한 능력”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예언의 본질은 앞날을 맞히는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 전하는 대언입니다. 바울은 예언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사람에게 말하여 덕을 세우며 권면하며 위로하는 것”(3절). 곧 오늘 본문에서 바울이 강조하는 예언은 하나님의 뜻을 회중이 알아들을 수 있게 전하여 그들을 세우고, 격려하고, 위로하는 말씀 사역입니다. 바울이 예언을 귀히 여긴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남달라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사람에게 가닿아 그를 세우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를 황홀한 체험에 빠뜨리는 데 목적이 있지 않습니다. 그 은혜는 하나님의 말씀이 바로 전해져 공동체와 사람을 세우는 데로 흐릅니다.

“알아듣게 하시고 함께 세우시는 은혜”
방언에 대해서도 바울의 마음은 같습니다. 그는 누구보다 방언을 많이 한다고 말하며 하나님께 감사합니다(18절). 다만 그는 함께 모인 자리에서 무엇이 더 유익한지를 말합니다. “깨달은 마음으로 다섯 마디 말을 하는 것이 일만 마디 방언으로 말하는 것보다 나으니라”(19절). 방언이 무익하다는 말이 아니라, 함께 있는 자리에서는 서로 이해하여 함께 세워지는 것이 더 귀하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통역하기를 기도할지니”(13절)라고 권합니다.
바울은 방언을 말하며 ‘영으로 기도하되 마음은 열매를 맺지 못하는 상태’의 위험성을 지적합니다(14절). 지성이 배제된 기도는 인격적인 변화나 삶의 열매로 이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의미를 알 수 없으면 옆에 있는 지체도 ‘아멘’으로 화답할 수가 없습니다.
핵심은 분명합니다. 하나님은 무질서의 하나님이 아니라 화평의 하나님이시기에, 그분의 은혜는 언제나 서로를 세우는 길로 흐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은사의 종류로 서로를 견주지 않습니다. 성령은 모든 성도에게 임하시되, 은사는 그분의 뜻대로 각 사람에게 다르게 나누어 주시기 때문입니다(12:11).

“함께 지어져 가는 자리”
내가 받은 은혜를 나는 누구를 세우는 데 쓰고 있습니까? 바울이 “덕을 세움”이라 부른 그 단어는 건물을 함께 지어 올린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올해 우리에게 주신 말씀 그대로입니다.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엡 2:22). 하나님은 우리를 각각 따로 세우지 않으시고, 서로 다른 은혜가 서로를 받치는 한 건물로 지어 가십니다. 그러니 받은 은사가 무엇이든, 그것으로 서로를 세우는 자리로 나아가십시오. 나의 작은 기도, 알아듣기 쉬운 한마디 위로, 곁에 앉아 들어주는 시간이 누군가의 믿음을 받치는 기둥이 됩니다.

2. 삶의 적용
1) 내 은혜로 누구를 세울지 떠올리기

오늘 내가 받은 은혜 가운데 옆 사람을 세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떠올려 보십시오. 화려하거나 특별한 것이 아니어도 됩니다. 알아들을 수 있는 따뜻한 한마디, 함께 드릴 수 있는 기도면 충분합니다.

2) 은사로 서로를 견주지 않기
나와 다른 은혜를 받은 지체를 보며 부러워하거나, 반대로 가볍게 여긴 적이 있다면 오늘 그 마음을 내려놓으십시오. 성령은 각 사람에게 다르게 나누어 주시는 분입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모습으로, 함께 한 몸을 세워 가는 지체입니다.

오늘의 기도
하나님 아버지, 우리는 자주 더 돋보이는 자리, 더 남달라 보이는 은혜를 구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은혜를 주실 때 우리 혼자 누리게 하지 않으시고, 서로를 세우게 하셨음을 오늘 다시 깨닫습니다. 우리에게 주신 작은 것들이 누군가를 받치는 기둥이 되게 하옵소서. 받은 은혜가 서로 다를지라도 서로를 정죄하거나 부러워하지 않게 하시고, 그리스도를 높이며 한 몸 된 이들을 사랑하게 하옵소서. 화평의 하나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는 기쁨을 누리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Leave a Reply